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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reflash… 흔히 컴퓨터 BIOS 업데이트때 사용하는 단어다.

나는 종종 컴퓨터용어를 사용한다. 
솔직히 완전히 Reset하고싶을때가 너무 많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Reflash 란 단어로 대신한다.
그래서 우리 삶의 한순간이 소중한건가보다.

오늘은 지인들을 만났다. 
친구라고 부르고 싶지만 오래 만나고 싶어 참는다. 
사회생활을 멋지게 하는 사람들인지라 빌딩숲사이로
아담하게 펼쳐진 소중한 공간을 소개해줬다. 
그리고 모든걸 다 준비해 줬다.
그곳엔 그들처럼 멋진 사람들이 모여 
작은 이야기와 웃음으로 행복을 나눈다. 
물론 술은 덤이다.
그렇게 나의 reflash는 시작됐다.

단순 반복과 풀기 어려운 복잡한 일들이 뒤섞여 있는 중에도 
행복의 시간은 나누어 다가온다. 

어쩌면 오래갈 수 있는 친구일지도…
어쩌면 어떤 상황에서도 사회에, 
주변인에 오염되지 않을 친구일지도…
어쩌면 나무와 같은 친구일지도…

나보다 휠씬 더 단단한 멘탈의 소유자인 그런 지인이…
멀지 않은곳에 있다면…
존재만으로도…
나는 좀 더 편안하고 도도하게 목적지로 떠 날 수 있을것 같다.

이미 내 마음 속엔 한사람이 있고, 
또 한사람이 안개처럼 자리하고 있고, 
그리고 오늘 만난 이 사람이 있다.

내 마음 속 친구라고 여기는 지인들은… 
주변의 상황에 오염되지 않는다. 

아직 갈길이 멀다. 
이 중 단 한친구만이라도 옆에 남아 준다면, 
내 삶이 그리 헛헛하지만은 않을것 같다.

아우슈비츠의 유태인에게도 짧은 행복의 순간은 있었다 했다.

나에게 이 짧은 행복은…
너무 큰 선물이다.

그래서인지 술에 취해 있는 중에도, 
고민하던 디자인이 섬광처럼 스쳐가곤 한다. 

평생을 믿고싶었던 가까운 사람들의 등을 본 순간, 
혼자 남겨진 감정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긴 고통의 시간을 지나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 다가왔다.  
홀로 갈 수 있는 길도 있다는걸 깨달았다. 
너무 늦었지만… 
아직도 30년은 일할 생각이니 
새로운길도 어려운것이 아니다. 
내가 처음 영국에 갈때 처럼… 
그 지겹도록 외로운 길을 다시 가려한다.

예전에 독일인 개발자를 만났다. 
62세에 퇴직한 개발자… 
죽을 때까지 일하게 해달라는 방송장비 개발자… 
천재의 다락방…대단한 이력의 개발자…
그에게 돈은 필요없었다. 
그저 그에겐 일하는 즐거움이 필요했다. 

모두 소용없었다.  
죽을때가지 자신만의 일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는 그가 걸어왔던 길이 행복이었다는것을 알고 있다.

소소한 하루하루의 행복…
곧 도달할것 같은… 
모퉁이 돌아… 
언덕넘어… 
행복이 있는것이 아닌,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르는 꽃을 보며 느끼는 
짧은 미소가 진정한 행복일지도 모르겠다.

지인을 만나는 설렘이 있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기다림이 있다면 
우린 살아있는것이다. 

소스라치는 외로움의 고통속에도 
그들을 만났었던것과 만난것, 
그리고 만나고 있는것이 행운이며 행복이다. 

언젠가 만날것이라는 
기다림이 가장 예쁜 행복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

I want you to know how much I appreciate you and your act of kindness.
May your life be blessed even more.

6월 17일 새벽 6시 즈음에…